산골소녀의 강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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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부키드논(Bukidnon)의 어떤 토착부족에도 속해 있지 않지만(내 부모님은 이주민이다), 스스로를 항상 토착민이라고 생각해왔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나는 이 곳에서 자랐다. 내 고향은 서로가 이웃사촌인 조그만 이 마을이다. 부키드논은 농산물과 푸른 산으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고층 빌딩과 번화한 밤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길가에서 소, 염소, 말을 보는 것은 익숙한 일이며, 아침이 되면 수탉과 울새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이러한 풍경은 시대에 뒤쳐진 것이 아니라 뿌리를 잃지 않으려는 우리의 노력이다. 부키드논은 필리핀 남부에 위치한 주다. 더운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 마닐라의 끔찍한 교통체증으로 알려진 필리핀이지만, 부키드논은 선선한 산지를 가진 민다나오섬(Mindanao) 내륙에 위치해 있다. 부키드논은 "산 거주자"를 뜻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행복하게 거주하고 있다. 매년 2월부터 3월까지 우리 주에서는 카아물란(Kaamulan) 축제가 열린다. 부키드논의 토착민족인 루마드족의 일곱 부족을 기리는 소수민족 축제로, 필리핀 소수민족이 주최하는 유일한 축제다. 부키드논, 히가오논, 탈라안디그, 마노보, 마티그살룩, 티과하논, 우마얌논 부족은 스페인의 필리핀 점령 훨씬 전부터 이곳에 거주해왔다. 지금은 현대 사회에 동화되었지만, 여전히 전통 관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축제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상업화와 관광으로 인해 일곱 루마드 부족은 축제의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최근에는 축제 한달 동안 수도에서 정치인과 유명인사를 초대하고, 성대한 불꽃놀이를 열어 루마드 문화를 도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고향의 토착 주민을 위한 축제지만, 이들은 주변으로 밀려난 것이다. 나는 며칠 전 란타판군(Lantapan)에 있는 탈라안디그 공동체를 방문하여 파날라와히그(Panalawahig)라는 하천 의식에 참여했다. 예전에도 루마드족 의식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강에서 거행하는 의식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정치인들과 그들의 꼴사나운 연설없이, 제대로 된 루마드족 관행을 기록하고 싶어서 이번 의식에 참여하기로 했다. 루마드족이 의식을 거행하는 이유와 배경은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의식은 자연의 정령과 마그바바야(최고신)에게 가르침과 보호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에 열린 파날라와히그 의식은 '탈라안디그의 날'과 '토착민의 달'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였다. 의식에서는 정령들에게 토종닭 등 제물을 바친다. 정령들을 위해 제단과 땅 위에 닭의 피를 묻힌 후 닭을 요리하여 파남풀롯(Panampulot)이라는 정령을 위한 연회에 올린다. 지난 금요일 탈라안디그 공동체에서 보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원주민들이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 나가려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토착민족은 전세계 토지의 약 50%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이 법적 소유권을 가진 토지는10%에 불과하다. 필리핀에서도 토착민족은 가장 취약한 계층 가운데 하나로,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원주민들은 대기업, 무장단체, 군대에 의해 고향에서 쫓겨나거나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루마드족 학교는 무장반군 세력인 신인민군(NPA)의 훈련본부라는 혐의로 폐쇄되고 있다. 정부는 토착 농업인들을 등한시하고 있다. 루마드족과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가 인권을 호소하면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언제나처럼 삶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는 안 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독재 정권과 억압적인 제도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들은 이곳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곳에 있어야 할 것이다. 탈라안디그를 비롯한 루마드 부족들은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강렬한 색상과 정교한 패턴을 가진 전통 의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시각예술도 감탄을 자아낸다. 대나무로 지은 집은 기발한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고, 흙은 캔버스 위에서 걸작으로 변신한다. 이들의 음악, 전통 북의 깊은 소리, 비누키드어(Binukid)로 외는 찬트의 생동감은 듣는 이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무용수를 일깨운다. 토착민들의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들의 삶에 녹아 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은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받은 것은 반드시 되돌려준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종종 "미개하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들이야말로 제대로 살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혀 있다.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는 것이 진정한 성장과 발전일까? 나는 루마드족의 목숨과 집을 빼앗지 않는 성장과 발전을 원한다. 나는 이들을 열등한 시민으로 취급하지 않는 성장과 발전을 원한다. 나는 의식을 위해 강으로 향하려던 순간 한 여성이 자신의 어린 손자를 데려갈 거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Ato siyang i-uban. Dapat makabalo siya na nitibo ta."("아이도 함께 가야한다. 이 아이도 우리가 토착민임을 알아야 한다.”) 나는 루마드족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가 있기를 원한다.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생활양식과 예술, 음악, 춤을 빼앗긴다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연행할 수 있기를 원한다. 사람들이 부키드논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곳의 산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동식물이 번영하고 있는 것은 오래전부터 숲을 지켜온 루마드족 덕분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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